사서나 유물, 유적만이 역사를 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삶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묻어있는 구전 이야기가 오히려 역사의 실체에 가장 가깝기도 합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오면서 진솔한 이야기가 되곤 했기 때문이지요.
신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얼토당토 없는 내용인 경우도 물론 있지만, 그 속에는 옛 선조들의 집단적 경험이 녹아 있기에 신중하게 해석하면 훌륭한 역사적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제주에는 이러한 제주도 신화들이 상당히 많지요. 1만 8천 신들의 고향이라고 불리는 제주. 그 속에는 신의 숫자들 만큼이나 다양한 신화가 존재하고 있어 신화의 수도라고 부르곤 합니다. 그리스·로마 신화가 기록물 신화 중에서 으뜸이라면, 제주의 신화는 전승되는 신화 중에서 으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는 특별하게 천지창조 신화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천지창조 신화를 가지고 있는 지역은 흔치 않은데, 구체적이고 재밌기까지 한 '천지왕 본풀이' 제주도 신화는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는 함흥지역의 '창세가'와 함께 창세신화의 자료 가운데 가장 이른 형태의 모습을 간직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천지신화 아래로는 제주섬 탄생설화로 '설문대할망 신화', 그리고 최초의 제주 국가 형성 신화로 '고을라, 양을라, 부을라 삼성신화'가 있습니다.
천지신화부터 제주섬 탄생, 국가 형성 설화까지 두루 갖추고 있는 제주도 신화들. 이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해석하다보면 제주인들이 이루지 못했던 한과 설움, 그리고 삶의 지혜와 생생한 역사를 엿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하나하나 공부해나가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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